- 특성화 고등학교가 뭐예요?

고등학교에 진학할 시기가 되면 그 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놀라곤 한다.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겪어보지 못했을 선택의 순간에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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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이 선택의 순간을 피해갈 순 없었다. 막연하게 그저 '어떤 학교를 가게 될 진 모르겠으니 일단 모든 것을 열심히 해 두자'라는 생각으로 진로를 뚜렷하게 정해두지 않았던 나는 특히 선택을 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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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미술에 흥미가 있고 특기가 있었던 나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꿈을 펼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특성화 고등학교에 눈이 갔다. 특성화 고등학교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나는 선택지가 오로지 인문계 고등학교밖에 없는 줄 알고 있었고, '인문계만은 안 된다'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알아보던 도중 특성화고등학교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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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원화가'라는 진로를 고려해 예술고등학교, 게임 고등학교도 생각해 보았지만 위치를 비롯한 모든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현재 다니고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 진로는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디자인과가 있는 학교이고, 방과후 활동을 통해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여 디자인 분야로 선취업 후진학을 하기 위해 입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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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아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을 할 시기가 왔을 때 진로 고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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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술 하나만 보고 달려왔던 나이지만 디자인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나의 열정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고, 디자인 관련 직종에 종사해서는 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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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나의 가치관에 의해서 디자인을 포기하고 일반 사무직에 주로 취업하는 비즈니스과로 전향하는 것을 선택하였다.

- 처음이어도 괜찮아

비즈니스과에 관련된 모든 것들은 나에게 너무나도 생소했다. 회계, 사무, 금융, 무역 등 내가 이전에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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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1학년 때 회계, 사무 과목에 잘 적응했고, 교과우수상도 받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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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생전 처음 접하는 학문을 감당해야 하는 노력도 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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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어도 괜찮아, 나만 처음인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회계는 처음 배워 보는 거니까.' 이러한 생각이 나에게 가장 큰 위안을 주었고, 그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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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등학교에 입학할 시점에는 뚜렷하게 목표를 정하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더라도, 적성을 파악하고 특기를 발현시키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개개인의 진로와 꿈은 항상 바뀌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확실히 진로를 정하고 입학한다면 더욱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전공 교육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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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성화 고등학교의 장점이 나의 길을 더욱 넓혀주었고, 지금은 누구도 부럽지 않을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특성화고등학교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라며 의견을 물어 온다면, 나의 대답은 당연히 긍정적일 것이라 자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