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2년에 선일이비즈니스 고등학교 졸업생 이수연입니다. 현재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입사했던 팬오션이라는 회사에서 5년째 근무 중이며, 동시에 경희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니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저는 20대 중반이 되었네요. 아직 거창하게 무엇인가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이 후배 여러분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 선배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꿈 보다는 여러 가지 목표를 세우면서 나아가고 있어요. 이건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인데 구체적으로 뭐가 되고 싶다거나 뭘 하고 싶은지 아직은 막연해요. 우선 지금은 회사를 성실하게 다니고, 학교 성적도 우수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일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바쁘지만, 지금의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일들도 목표로 삼고 있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는 게 대표적이에요! 그리고 나중에는 제가 지금 전공하는 문화관광과 관련된 분야에서 공부를 더 하거나, 관련 기관에서 전문가가 되어 일하는 것이 현재의 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취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일단 대학부터 졸업한 후 취업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어서 진학반에 갔었어요. 하지만 어느 과를 지원해야 할 지 고민을 거듭할수록 과연 내가 이 전공을 한다고 해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원하는 직업을 위해 나아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저에게는 뚜렷한 꿈이 없었으니까요. 숙명여대 수시를 넣어서 1차를 붙었었는데, 갑자기 고민이 되더라고요. 여길 가서 뭐하나. 내가 정말 원하는 일도 아닌데. 무조건 대학만 가야지라고 생각한 제가 한심하더라고요. 원치도 않는 과를 간다면 대학에 가서 달라질 것은 없었거든요. 원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 가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 취업 후 진학 제도가 활발하게 알려지기도 했고, 대졸로서 갈 수 없었던 좋은 취업 기회도 많이 열렸어요. 고민 끝에 좋은 취업 자리를 잡고, 대학은 조금 더 고민 후에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분야를 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 회사 합격 비결은요?

진학반에서 뒤늦게 취업을 준비하려니 막막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았어요. 특히 저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자격증하나 없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성적을 상위권으로 유지했기 때문에 서류상으로는 지원한 모든 곳에서 합격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후 면접과정에서 거듭 떨어지면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어요. 특히 산업은행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과 논술, 토론, 체육면접 등 3차에 걸쳐 도전하다가 탈락했을 때 참 허무하고 힘들었습니다. 이대로 기회를 잡지 못할까봐 두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직 몇몇 기회가 남아있었고, 힘들고 지쳤지만 다시 자기소개서부터 고쳐 쓰며 이어갔어요. 끝내 당시 대기업이었던 STX 그룹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저의 면접을 진행하셨던 부회장님과 식사자리를 가졌었는데, 그 때 제가 성실하고 끈기 있어 보여서 합격시켰다고 말씀하셨어요. 조금 힘들고 지쳐도 끝까지 열심히 하면 언젠가 그 노력을 알아봐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4.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구체적으로요!

제가 일하는 곳은 해상 운송업 회사입니다. 상업경제를 배운 후배 분들은 B/L이라는 단어가 익숙할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입사하여 발령받은 곳은 아시아 지역으로 운송되는 물품과 관련된 각종 서류, 특히 B/L을 중점으로 발행하고 관리하는 업무였습니다. 주로 포스코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철강 물품 등이 대부분이었고, 관련 회사들과 배에 실리는 물품의 수량과 내역, 도착지, 그리고 통관 등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업무입니다.

이후 저희 회사가 법정관리라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요, 그 때 법원에 회사 상황을 허가받고 보고하는 전담 팀을 만들게 됩니다. 여기에 제가 포함되어 RISK 관리팀으로 이동했습니다. 법원에 매일매일 회사 자금, 거래상황 등을 보고하고, 법원에서 허가한 사항을 회사 내에 알리는 업무를 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회사의 모든 상황을 알게 되는 팀이라 보안이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는데, 2년 동안 무사히 법정관리가 끝난 덕에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 때 회사 내에서 업무 처리에 대한 평판이 많이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이 후 저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선박을 관리하는 투자기획팀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는 새로 건조중인 선박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배를 짓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 등을 협력 업체들과 협의해 진행합니다. 또 사용하던 배를 매각하거나, 중고로 나온 배를 사서 수리한 후 해당 선박을 필요로 하는 팀에 넘겨주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5. 회사생활 관련 좋았던 경험과 안 좋았던 경험 및 느꼈던 점 들려주세요

회사를 다니면서 좋았던 경험은 업무적으로 인정받고 성과평가를 좋게 받았을 때 같아요. 처음에는 정해진 틀 안에서 업무를 했다면, 시간이 지나고 노하우가 생기면서부터 제 방식대로 정리하고 보고했는데 그게 좋게 평가되고 쓰이면 뿌듯하고 좋은 것 같아요. 안 좋았던 경험은 아무래도 억울할 때나 답답할 때가 있어요. 업무를 하다가 협력팀에서 실수한 것이 내 실수인 마냥 여겨지기도 하고 급한 일인데 같이 해야 하는 동료가 제대로 안한다거나 할 때가 있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학교생활이랑 비슷한 점도 많아요. 공부를 하듯이 업무를 배우고, 한 반에 다양한 친구들이 있듯이 회사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내가 한 일이 고스란히 책임이 되어 돌아오고 학교 친구들과는 다르게 회사사람들은 친밀감을 갖기가 어렵죠. 저도 회사를 5년째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편하다는 느낌은 안 들어요. 언제나 긴장감이나 부담감이 따르지만, 정말 어렵다거나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해낼 수 있는 일들만 주어지는 거니까 겁내지 말고 성실하게 임하면 어디서든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6. 취업을 하면서 세우신 선배님의 인생계획은 무엇이었나요! 어떠한 마음?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회사생활을 하셨나요? 목표는 어떻게 이루셨나요?

인생계획이라고 하기엔 거창한데, 나이가 들었을 때 정말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이란 능력이 있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즐거움도 즐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취업을 하고 회사에 적응하기 시작하니까 삶이 안정적이고 독립적으로 바뀌었어요. 돈도 있고 일정한 시간도 내가 알아서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차근차근 하고 싶었던 일들이나 준비를 해 나갔어요. 운동도 다니고, 정기 기부도 시작하고, 후진학을 생각하면서 영어학원도 다녔어요. 그리고 혼자 여행도 떠났어요. 그러면서 차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같은게 사라졌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꾸준히 무언가를 배우고 실행하다보면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물론 회사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해야죠. 현재 나의 본분에 충실하면서 계속해서 배우고 실행하는 게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7. 후진학 준비과정과 대학은 어떤 과정을 거쳐 합격하셨나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대학에서 재직자 전형이라는 제도가 이제 막 생겨났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학과는 없었어요. 하지만 3년의 재직기간이 되어 다시 알아보니까 많은 과 들이 신설되어 있었어요. 특히 저는 여행이나 문화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경희대학교에서 문화관광산업학과가 있었고, 지원하게 됐어요. 합격 과정은 특별한건 없습니다. 수시에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랑 생활기록부를 제출했어요. 여기서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게 중요하겠죠. 주로 회사생활을 어떻게 했으며, 왜 진학을 하고 싶은지 등 적극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을 받았어요. 면접에서는 주로 자기소개서와 관련된 질문이나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진학을 통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 등을 물어봤던 것 같아요.

8.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은요?

이런 말 많이 들었겠지만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정말 지금밖에 못하는 일이 있고, 꼭 그 일을 하고 싶다면 꼭 하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주도하면서 뭐든 해 나가길 바랍니다. 그 대신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는 다 할 줄 알면 돼요. 마냥 공부만 하라는 것도 아니고 마냥 젊음을 즐기는 것도 아닌 부지런하게 두 가지 다 누리면서 보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꿈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어요. 무엇이든 부딪히고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내 능력도 알게 되고, 나도 모르는 내 관심사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경험을 해보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취업에 대한 두려움, 진학 대신 취업의 길로 갔다는 선택, 저도 모든 것이 낯설고 불안했지만, 막상 해보니 또 다른 저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오히려 사회생활 덕분에 더 넓은 세계에서 더 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계기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런이야기는 그렇지만 돈을 벌다보니 재정적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니 하고싶은 것들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금전적 부담을 안고 하게 되면 양껏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후배여러분들도 부지런하면서 즐기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