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 입학생 체험수기집

 

 

 

[우수상작품]
노 주 영 동덕여자대학교 세무회계과 2학년

대학진학 동기 - “나는 너의 엄마가 아니야”

공모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학과 홈페이지에서 내용을 접하였을 때, 나는 파란만장한?나의 대학입학이 생각났다. 대학 진학을 결정하고 내가 처음 들은 말은 “난 너의 엄마가?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오랜 회사 생활을 경험하다 보면 머리가 점점 굳어져 간다고 느끼게 되고 계속 반복되는 단순한 업무 때문에 지치고 같은 자리를 맴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고졸 취업자로서 알게 모르게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매일매일 치이는 삶에 꿈이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나 또한 26살의 2011년 당시 어느 회사원과 다름없이 회사생활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부터 시작하여 계속된 회사생활로 인해, 조금의 지친 마음과 알게 모르게 부딪히는 차별 안에서 조금만 더 전문적인 내 일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이 있었고 그 후 이직을 한 회사였다. 처음 면접을 보았을 때 내가 그 당시 그 회사에 다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조금 더 전문적인 회계의 일을 배울 수 있음과 동시에 멋진 슈퍼우먼 으로 나처럼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하시고 대학에 진학하신 재경부의 부장님을 뵙고 나서였다. 당시 부장님은 내 인생의 살아있는 롤 모델이셨다.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한 회사의 재경부의 부장님으로서 그 두 가지 일뿐 아니라 회사생활과 병행하여 대학생활을 마치시고 대학원을 진학하신 상태였다. 그분을 보며 어렴풋이 나도 부장님처럼 대학진학의 꿈을 꾸었던 것 같다.

2011년 봄 회사 진급을 결정할 시기가 오자 부장님은 나를 따로 부르셔서 대학에 진학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의사를 물어 오셨다. 그동안 도전에 있어 겁이 잔뜩 들어 있던 나에게 머릿속에 전등을 켠 것처럼 환해지는 순간이었다. 부장님께서 인정해 주신다면 나의 의지만 있다면 대학진학이 어려운 일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 여름 나는 대학진학에 대해 조사하고 알아봄과 동시에 부풀어 오르는 대학진학꿈에 대해서 기뻐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나는 건국대학교에 신산업융합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내가 걱정하고 고민했던 것과는 달리 입시전형은 수능성적이 아닌 면접과 자기소개서 등으로 지원이 가능하였고 그동안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던 나의 의지를 면접에서 불태웠다. 후에 11월경 대학합격자 발표가 나고 나는 합격증을 들고 들뜬 마음으로부장님께 찾아갔다.

하지만 나에게 대학진학을 권고하시던 부장님께서는 차갑고 냉정한 말투로 나는 너의엄마가 아니기에 너의 진학에 대해 기뻐할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말씀이었다. 정말이지 커다란 사회의 벽을 느꼈고 그동안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노력했던 많은 것들이 물거품처럼 느껴졌다. 부장님께서 대학진학을 권하신 것은 방통대나 사이버대학교처럼 회사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지 않는 대학을 염두해 두고 이야기하셨던 것이었고, 내가 생각하는 대학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신이 지금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기에 그 힘든 점과 고충을 잘 알고 있고 실무적으로 일을 진행하여야 할 나의 대학 진학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이다. 그 직후 부장님과의 긴 대화를 통해 서로 오해했던 부분을 상의하고 대학진학의 여부에 대해서 논하였고 나는 그 이듬해에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른 회사에 이직하였지만 부장님은 아직도 나의 롤 모델이자 실제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현실을 일깨워 주신 분이다.

새로운 도전에 필요한 환경 - 현실 가능한 진학

그렇다면 정말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회사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게 되는 걸까? 물론대학과 회사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입학 당시 너무나도 부족한 정보로 매일매일 학교를 가야하고 회사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것이라 여겼던 나의마음은 달라졌다. 지금 2년의 대학생활을 경험해 본 결과 회사에서 약간의 배려만 해준다면 충분히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 학과(건국대학교 신산업융합학과)는 직장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선 취업 후 진학?학생들이 다니는 조금은 독특한 학과이다. 학과의 특성으로 인해 수업은 일주일에 2번?목요일, 토요일을 이용하여 수업이 진행되고, 조금 여유가 되는 학우들은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을 이용하여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수업으로 인한 회사 업무에 영향을 주는 날은 평일 중 목요일 하루만으로 조절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선 취업 후 진학 제도 전에도 야간 대학 진학이나 취업자 전형이 있었다. 하지만?이런 야간 대학 수업은 주말 수업도 없고 대학 자체도 드문 것이 사실이었다. 또 수업시작이 4-5시 사이에 시작이어서 회사를 다니면서 학교에 다니기 힘들었기에 앞서 그러한 제도들은 현실성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학교나 다른 선 취업 후 진학 대학은 그러한 면에서 학우들에게 많은 배려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처럼 선 취업 후 진학이라는 새로운 제도는 새로운 도전에 필요한 환경이 엄청나게?많은 배려가 필요하지도 않고 확고하게 안정적인 환경일 필요도 없는 것을 말해 주었다.
대학진학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다고 느낀 나에게 지금의 나의 학과는?현실가능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내가 원하던 대학생활 - 누려 보자 대학캠퍼스!

누구나 그렇듯이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한다면 학교캠퍼스를 누려 보고자 하는 마음이 클 것이다. 회사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게 되면 그런 학교캠퍼스를 누려 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많이 하였고, 다른 학과 학생들과 같은 대학 캠퍼스 생활을 누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민과는 달리 나는 그에 못지않게 대학캠퍼스를 누릴 수 있었다.

우리 학과는 행사도 많고 단합도 잘되는 학과이다. 신입생 OT, 체육대회, MT, 학교축제, 개강 및 종강파티 등등 많은 행사가 있다. 또 그런 행사들은 주말에 진행되고 체육대회 같은 경우에는 글로벌융합대학(우리 학과-신산업융합학부, 자율전공학부, 국제학부)이 전부 다 참여하여 진행하기에 다른 학과의 일반 대학생들과의 만남 또한 이루어질 수 있다. 글로벌융합대학의 주체로 진행된 한 행사(일명 건대맥주창고)는 학교 앞 마당에서 노래자랑으로 이루어진다. 그 행사에서 우리는 다 같이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법대와 글로벌융합대학이 모두 함께한 체육대회에서는 발야구에서 우리 과가 압승을 거두어 즐거워했던 기억도 난다. “발야구하면 신산업융합학과지!” 그리고 이번에 새로 생기는 우리 학과의 첫 번째 동아리, 여행 동아리 ‘동행’은 이번 주 첫 번째 여행을 떠난다. 물론 나는 그 동아리의 일원이다. 실로 이번 주말이 기대된다.

마음을 알아주는 나의 동기들

대학진학이 결정된 후 나는 또 하나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회사의 바로 윗선임이신 과장님의 임신 그리고 출산휴가, 이미 한 해 전에 과장님의 출산휴가를 경험해 본 나로서는 암담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인원 충원 없이 떠 맡겨지는 업무량을 알기에 고민스러웠다. 부당한 업무 그리고 나의

대학진학을 달가워하지 않는 선임, 그런 고민스러운 상황에서 갓 만난 대학동기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상황 같은 처지라는 동질감에 나의 고충과 힘든점을 토로하게 만들었다. 또 동기들은 그 누구보다 공감해 주었다. 동기 중에 한 명이 나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 보라고 충고해 주었다. 기분 좋게 이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라고, 그렇게 마음을 토닥여 준 동기 덕분에 나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직 몇 번 보지도 못한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알게 모르게 형성되어져 있는 동기들과의 동질감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동기들과 나누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요즘 내가 생활하는 기쁨 중에 하나이다.

업무에 적용됨은 물론 알지 못했던 분야

- 마케팅 그 흔한 단어의 정의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 마케팅. 하지만 마케팅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강의를 통해 나는 마케팅의?정의를 알게 되었다. 또한 요즘 CF에서 많이 나오는 HACCP-해쌉, ISO9000, 품질보증부서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면 그것이 어떤 루트를 통해 확산되게 되는지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도 쌓였다. 회사의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항상 기존의 방식 그대로 진행하던 일들도 이제는 신산업융합개론의 강의를 들은 후로는 개선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찾아보게 되었다. 개선의 ECRS(제거,결합, 재배열, 단순화)적용, 그렇게 하여 영업부와 지금 나의 부서에서 하는 매출금을 동시에 확인하던 작업을 문서를 공유하여 이중으로 한 곳에서 체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비즈니스를 통한 기업 이비즈니스 사례를 통해서 다른 회사에서는 어떤 이비즈니스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고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동되는지 우리 회사에 적용할만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관심분야였던 미술에 대한 지식은 강의를 통해서 더욱더 자세히 알게되었고 나는 미켈란젤로의 팬이 되었다. 또한 서울과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공공미술품들을 알아보게 되었다. 포스코 건물 앞의 조형물은 괴기스러운 흉물이 아니라 작품이라는 것도…….

새로운 관심

-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 그리고 주어지는 기회

학과에 진학하여 들은 첫 번째 영어수업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한 마 디의 우리 말 없이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 하지만 나는 그 수업을 통해서 나의 언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영어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한 공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틀이 깨진 것이다.

동사가 무엇인지 현재진행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내가 이제는 어렴풋이 아주 간단한 대화는 영어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대학진학을 하게 되면 학교차원에서의 학습기회 또한 많이 주어진다. 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전화영어를 통해서 나는 필리핀의 원어민 강사와 친구가 되었고, 학과차원에서 방학동안 진행하는 영어수업을 통해 또 다른 학습기회 또한 얻게 되었다.
학교차원의 학습기회는 교환 및 파견학생으로도 이어진다. 사실 이는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또 다른 학생의 모습으로 공부하는 나를 지금 나는 또 꿈꾸고 있다.

대학졸업으로 인한 기회의 확대

- 전문성을 기르자!

오랜 회사 생활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은 경력이라는 것은 회사생활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내가 맡은 업무가 무엇인지 또한 그것이 얼마나 전문적인 일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처음 회사에 입사한 후 이직을 결심한 이유도 그러했다.
간단한 총무업무를 맡아서 했었는데 매일매일 출근해서 바쁘고 정신없이 보내기 일쑤였다.

하지만 업무분장이 있던 날 과장님은 내게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일로 충격을 받은 나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은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나는 부족한 전문성의 문제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많은 차별을 느끼곤 했다.

대학졸업은 그러한 차별을 타파하고 대학진학으로 인해 자기 개발로 전문성 또한 기를수 있는 기회이다. 나는 흥미를 느낀 영어공부에 매진해서 현재 내가 지닌 업무의 전문적 회계와 언어적 능력을 결합시켜 나만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해 나갈 것이다.

새로운 나의 발견

내가 학교입학 후 1년의 1학년 시절을 보내고 2학년이 되었을 때 한 교수님께서 강의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성격이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부족의 문제이다. 적어도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강의를 듣는 순간 돌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지난 1년의 대학 생활 동안 수줍고 내성적인 나의 성격을 핑계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학교 조별활동에도 별다른 의견 없이 참여하기 일쑤였고, 설사 내가 생각한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조용히 넘어
가자고 여겼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느꼈다.

‘아, 나도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구나, 그리고 그 능력을 키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구나.’

그 일 이후 나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달라졌다. 무슨 일이든 소극적이고 참여를 원치 않던 나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나로, 혼자서 조용히 지내던 나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긍정적인 나로. 2학년 때는 유독 조별 발표가 많았다.

그런 조별과제가 생길 때마다 발표를 도맡아서 하고 학교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적극 참여 하게 되자 귀찮았던 일들이 같이 공부하고 같이 행동하는 것들로 변하게 되고, 그것들이 즐겁고 재밌게 느껴졌다. 그렇게 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하게 되었고 학교성적도 올랐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지나고 3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인 나는 학생회장이 되었다.

사실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얼굴이 빨갛게 되고 말을 떨기도 한다. 아직도가슴이 두근거리고 겁이 날 때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생활이 즐겁고 함께 한다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발전적일 수 있다는 것, 또 누군가 앞에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자랑스럽고 뿌듯한 것이 사실이다.

경험한 것과 경험하지 못한 것은 분명 다르다. 회사생활을 경험한 것과 경험하지 않은것이 분명 다른 것처럼 대학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대학의 졸업을 인정해 주는것은 대학졸업장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대학의 생활을 하면서 변화하였을 많은것들, 성장하였을 많은 것들을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가치관과 생각의 변화로 알게 모르게 변화하여 예전의 내가 아닌 새롭고 다른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또 알게 되었다. 준비하는 자만이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그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내가 대학에 오지 않았다면,세상엔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그것을 잡기 위해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생활은 나를 즐겁게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