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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적용된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 중 한 특성화고등학교의 선생님의 의견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 올해 새롭게 변경된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습중심 현장실습 도입에 대해 솔직히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새롭게 변경되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적응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적응해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순기능도 있었습니다.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실시하기 위해서 기업체 선별을 더 꼼꼼하게 하게 되고 방문조사 등을 통해 근무환경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되고, 근로환경이나 직무분석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접근하여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확실합니다. 기존에는 물리적으로 드러난 수치나, 기초적인 평가에 의해서만 접근하였지만, 올해 학습중심으로 바뀌면서 여러 가지 서류 제출과 절차를 거치다보니 기업체 조사 시 예전보다 더 내실을 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실무능력을 현장에서 배우고 싶다기보다는 학교에서 쌓아온 실무능력을 현장에서 발휘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학습이 아닌 정당한 근로자로 인정받고 싶어하니 그 부분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조금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 현재 이 시점에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취업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많은 차이가 납니다. 선도기업 신청하는 절차가 복잡해져서 취업이 주춤한 것이 아니라 받아주는 기업체가 많지 않아서 취업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취업률이 평가지표에 빠졌다가 더 이상 취업에 신경쓰지않을 수 있지않느냐라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참 속상합니다. 취업을 꿈꾸며 들어온 학생들의 진로를 책임져야할 의무감에 아이들 취업을 연결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 전원이 취업할 때까지 저희는 열심히 취업하도록 도와 줄 수 수 밖에 없습니다.

-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의 장단점을 평가한다면요.

장점은 확실히 근로조건이나 근무환경에 대해 세밀하게 조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기존보다 더 심각성을 느끼고 더 철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회사로부터 서류를 받으니 그 회사가 얼마나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인 지 점검도 되고요. 회사 담당자와의 통화도 많아지다보니 회사의 분위기나 근무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실습운영계획서를 작성하다보니 학생이 실제로 하게 되는 업무에 대해서도 완전하게 분석하게 되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업무와 어떻게 연계 적용되는지에 대해서 체계화되어 매뉴얼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점은 어떤 측면에서는 아이들을 더 위험한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습중심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4대보험가입 및 급여지급이 불가합니다. 근로자로 인식하게 되면 노동력 착취나 보호해줄 수 없다는 이유가 크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들이 원치 않는 건 근로 자체가 아니라 부당한 환경에서의 근로라는 것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의 근로를 보장받고 싶어합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부당한지 아닌 지 체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학교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4대보험 가입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급여지급이 제대로 되고 있는 지, 근로계약서가 잘 작성되었는 지 확인하는 것이 더 위하는 길인데, 그러한 것들을 다 하지 않고 졸업을 시키면, 졸업 후 학교에서 점검할 길이 사라집니다. 졸업 후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선도기업 선정에 어려움은 없나요. 선도기업 선정 절차방법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하이파이브 시스템에 서류를 등록하는 방법으로 선도기업 신청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이파이브 시스템에 현장실습 프로그램 운영계획서(NCS직무기반에 바탕을 두고, 기업특화 프로그램 및 NCS프로그램의 시수를 짜서 학습모듈을 만들고 있습니다), 방문조사카드, 산업체 근무환경 및 안전 관련 체크리스트, 사업자등록증 사본, 4대 보험 가입증명원을 올려놓으면, 교육청에서 이상이 있는 없는 지 점검하여 접수해주십니다. 그리고 현장점검을 나가셔서 이상이 없으면 승인을 해주는 절차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현장실습위원회를 통해 선도기업의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선정 자체에는 어려움이 없고, 기업체에서 받아야 되는 서류들이 있는데 그 부분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그 점이 조금 어렵습니다. 출근일 전에 받으려고 하는데 기업체에서는 시급함을 못느껴서요.

-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10점 만점)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 입장에서는 5점입니다. 물론 10점인 곳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마다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부 학교에서 드러난 부정적인 문제만이 아닌 모든 학교의 의견을 수용하여 반영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하고 싶어서 특성화고를 선택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의 함양이 본질적인 목표로 설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학생들이 접근하는 쪽은 그보다 더 큽니다. 지식이나 기술 습득만이 목적이었다면 학원도 충분하죠. 이곳은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진로까지 선생님들이 지도해주고, 연결해주길 바라는 거죠. 실무능력 함양과 연결되어 당당히 사회인으로 자리잡히길 원하고, 그 과정에서 학교의 도움을 받고 싶어합니다.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입증하고 싶어하고, 그 실력을 기업체에서 발휘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졸업하기 전까지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고, 그 과정에서 잘못 선택하더라도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학습은 취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사라졌습니다. 학교는 다음해에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졸업 후 끝까지 진로지도를 할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습중심이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도 많습니다. 학생들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업체 조사 및 선별이 더 까다롭게 심사되고 강화되어 만족스러운 근로환경과 근무환경을 보장해줄 확률이 커졌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체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번거롭다보니 고졸채용에 주춤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기업체에서 굳이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학생들을 교육시킬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노력이 많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고졸도 성공할 수 있고, 학력이 아닌 실력을 입증해보일 수 있다고 기회를 달라고 열심히 외쳐야 기회가 한 두번 옵니다. 그런데 학습으로 묶여서 기회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졸이어도 전문 지식과 실무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걸 내세우고 싶지만 오히려 이제 고졸은 취업이 어렵다라는 인식이 생겨버려서 학력 중심으로 더 가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시도한 좋은 취지는 살리되, 보완하여 조금 더 효율적인 현장실습제도가 갖춰지길 바랍니다.